1. 영화가 되기까지
영화는 1991년 뉴질랜드 출신 시나리오 작가 앤드류 니콜이 쓴 한페이지짜리 원고이다. 초안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에 가까웠다고 전해진다. 이 시나리오를 93년 한 제작자가 샀고, 여러 손을 거쳐 피터 위어 감독이 맡게 되었다. 여기서 마법이 시작되었나보다. 감독은 시나리오 톤을 밝게 끌어올렸다. 당시 엄청난 인기스타인 짐 캐리를 캐스팅하기 위해 1년 동안 기다렸다고도 전해진다.
2. 트루먼쇼 줄거리
30세 회사원 트루먼은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같은 루틴의 하루, 다양 사람들과의 어울림, 직장에서의 일과와 사랑도 모두 그런대로 순탄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진다. 이후 슬슬 꼬이기 시작한다. 길을 걷다 죽은 아버지를 만나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는 기이한 일을 연달아 겪는다. 한 번 생긴 의심은 서서히 확신으로 바뀌고 큰 혼란에 빠지게 되는 트루먼. 그의 첫사랑인 '실비아'는 이 모든 것이 '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녀를 찾아야 진실을 비로소 알게 될 거라 믿은 트루먼은 처음으로 인생 탈출 도전을 한다.
3. 현재까지 사랑받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1998년 개봉한 이 미국영화가 2018년 재개봉하기도 했다. 영화 리뷰 글을 올리는 사람들 보면 98년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리뷰가 올라오는 영화 중에 하나이다. 그 안에서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현실을 마주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트루먼뿐 아니라 우리 모두 겪어내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 우선 내가 아직까지 무척 애정 한다. 트루먼쇼의 대표 장르는 코미디이다. 그런데 트루먼이 거대 매스미디어 자본의 권력과 맞서는 걸 보며 우리는 입은 웃고 눈은 웃는다. 무섭다는 사람, 감동적이라는 사람, 불안한 현실보다 예쁘게 포장된 '쇼' 안의 세상이 낫다는 사람, 각자의 유리벽을 깨고 나가자는 사람 등 각기 다른 해석으로 트루먼쇼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른 면에서 생각해보면 마이크로 미디어 시대의 도래로 자기 스스로 트루먼쇼를 하는 사람도 생겼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일상 모든 것을 공개하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삶 자체를 컨텐츠로 만드는 것이다. 영화에서 프로듀서는 이 모든 것이 그를 위해 존재한다고 단언합니다. 또한 이 안에 있어야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탄생부터 약 30년 동안을 거대한 세트장 안에서 키워냈기 때문에 혹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도 잠시 생각했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다보면 헷갈리는 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다시 생각에 생각을 다잡는다. "아냐. 그래도 자기 삶이 있고, 온전히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해. 고난이건 기쁨이건 말이야."라면서 말이다.
4. 기억에 남는 대사
세상 밖으로 걸어나가기 전, 주인공은 말한다. "In case I don't see ya! Good morning, good after noon, good night". 이제야 비로소 자기가 선택한 삶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의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화 속에서는 현실을 꼬집는 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탄생과 성장을 모두 TV로 지켜보던 전 세계 시청자는 주인공이 작별인사를 고하자 무감각한 얼굴로 "다른 채널에서는 뭐하지?" 하고 채널을 돌린다. 이때 느낀 차가움은 아직도 서늘하게 느껴진다. 또 다른 예로, 주인공 트루먼이 왜 자신과 결혼하냐고 애인에게 물으니까 말 돌리면서 코코아를 타주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천연 카카오씨로 만들었고 인공 감미료도 안 넣었어요"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뭐지? 싶었는데 이내 PPL임을 알았다. 진실을 점점 알게 된 그는 거울에 비누로 낙서하면서 '아무도 없나요'하고 묻기도 한다.
5. 총평
그의 당혹스러움과 슬픔, 절망감에 함께 흔들리다가 인생탈출을 결정하며 셀프리더십으로 우뚝 선 모습에서 보다 나은 나의 내일도 함께 그려본다. 트루먼쇼의 제작진들은 트루먼이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계속 겁을 준다. 비행기에 번개가 치거나, 사람들이 계속 "여기가 최고야"라고 말한다. 유행하는 무서운 단어를 사용하자면 그야말로 가스라이팅.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바다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한다. 현재의 땅, 세상, 허상이 실제라고 믿고 안주하게 만들어 건강한 세상으로 나서지 못하게 한다. 이 내용을 종교적인 이슈로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사람도 만나보았다. 각자의 삶에서 가장 자극받는 부분을 대입하고 공감하게 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늘 애정 하는 영화 리스트 중 하나로 꼽는다.